췌장에 생기는 종양은 수술적 절제로 치료가 가능한 양성 종양에서부터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악성 종양 등 다양합니다. 양성 종양은 주로 낭성종양이라 하여 대부분 양성의 경과를 보이는 종양이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악성화 세포로 변형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양성이라 해도 절제수술을 고려하거나 주기적인 추적관찰을 요합니다. 악성 종양으로는 췌장 외분비종양인 췌관선암종, 선방세포암종, 신경내분비종양 등이 있습니다. 이 중 90% 이상은 췌관선암 (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췌장암의 위험인자로는 흡연, 가족력, 만성 췌장염, 당뇨병, 비만, 고열량/고지질식이, 남성, 고령 등이 있습니다. 전체 췌장암 발병원인 중 흡연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 이기 때문에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입니다. 약 7-10%의 췌장암 환자는 유전 소인을 가지고 있는데, 부모, 형제, 자식 중 3명 이상 췌장암 환자가 있을 경우 그 자신은 췌장암의 발생위험도가 약 32배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외에도 췌장암이 잘 발생한다고 알려진 유전 질환으로는 유전성 췌장염, 모세혈관 확장성 운동 실조증,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등이 있습니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없거나 상복부 불편감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을 호소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복통과 체중 감소가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인데 이러한 증상은 비교적 진행된 췌장암 환자에서 나타나게 됩니다. 췌장두부암 환자의 경우 대부분에서 황달이 나타나지만, 췌장의 체부와 미부에 발생하는 경우는 초기에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시간이 지나서 발견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외국연구에 따르면 많게는 약 85%의 췌장암 환자에서 당뇨병 혹은 내당능 장애가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상복부 불편감이 있을 경우 복부초음파검사가 가장 많이 시행됩니다. 하지만 췌장 전체를 관찰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에서는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을 촬영함으로써 진단 과정이 시작됩니다. 추가적으로 자기공명영상검사(MRI), PET-CT 혹은 내시경 초음파(EUS)를 이용하여 수술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환자의 전신 상태가 수술을 받지 못할 정도로 좋지 않거나, CT 또는 MRI검사 결과 절제 불가능한 경우, 간 또는 복강, 기타 장기에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조직 검사를 시행하여 췌장암을 확진한 후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절제가 가능한 췌장암은 수술적 절제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게 됩니다. 원격전이는 없지만 국소 전이로 완전 절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우선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고 추후에 수술의 기회가 있을지를 평가하게 됩니다. 진단 시부터 원격 전이가 있는 경우는 고식적 목적의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게 됩니다. 간략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진단 당시 주변 혈관이나 장기 침범, 원격 전이가 없어 절제 가능한 경우 수술적 절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됩니다.
췌장암이 췌장 두부에 위치한 경우 담도를 포함한 췌장 두부 및 십이지장의 일부 그리고 그 주변 조직을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합니다(Whipple’s operation 혹은 유문보존췌십이지장절제술).
췌장암이 체부 및 미부에 위치한 경우는 비장을 포함한 췌장 체미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합니다(원위췌장절제술).
드물게는 췌장암이 췌장 전장에 걸쳐 발견되는 경우 전 췌장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수술 후 췌장암 재발 억제 및 생존 기간 향상을 위해 보조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합니다.
췌장암이 주위 혈관 (특히, 주요 동맥)이나 장기로 침윤되어 수술로 췌장암을 완전 절제할 수 없는 경우를 국소 진행성 췌장암이라고 하며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합니다. 적절한 화학요법 혹은 화학방사선요법을 받은 환자의 경우 10명 중 많게는 2-3명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도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단 당시 전이를 동반한 췌장암의 경우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는데, 최근에는 표적항암제를 포함한 복합화학요법을 시행하기도 합니다.